별자리는 왜 12개일까? – 황도대와 천문학의 미스매치
별자리는 왜 12개일까?
황도대와 천문학의 미스매치
우리는 흔히 “당신은 무슨 자리인가요?”라는 질문에 열두 개의 별자리 중 하나로 답합니다. 양자리, 황소자리, 쌍둥이자리처럼요. 그런데 의문 하나. 왜 별자리는 12개일까요? 그리고 지금도 진짜 별들이 그 자리에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점성학에서 말하는 별자리 12개가 어떻게 정해졌는지, 그리고 천문학적으로 현재 위치는 어떻게 다른지를 비교해보며, 우리가 무심코 믿는 ‘별자리’에 숨겨진 오차를 들여다봅니다.
별자리 12개는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시작됐다
현재 사용하는 12별자리 체계는 기원전 약 2,500년 전 고대 바빌로니아에서 처음 체계화되었습니다. 이들은 태양이 1년 동안 지나는 경로인 ‘황도’ 위에 있는 12개의 주요 별자리 영역을 기준으로 달력을 만들고, 농사 시기를 예측하고, 운명을 점쳤습니다.
이 12개의 별자리는 당시 별의 위치와 계절 변화에 어느 정도 일치했으며, 1년을 12달로 나누기에도 아주 적절했죠.
하지만 지구의 세차운동이 문제를 만들었다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발생했습니다. 지구는 세차운동(precession)이라는 축의 흔들림을 겪고 있어, 약 2만 6천 년 주기로 지구의 자전축이 움직입니다. 이로 인해 태양이 실제로 지나가는 별자리 위치는 바뀌게 됩니다.
쉽게 말해, 2천 년 전에는 3월 21일이 양자리에 해당했지만, 지금은 그 시기에 태양은 물고기자리에 가까이 있습니다. 즉, 현재의 별자리와 점성술의 별자리는 1자리 이상 어긋나 있는 상태죠.
천문학의 별자리와 점성술의 별자리는 다르다
천문학에서는 별자리를 실제 별들의 위치에 따라 정의하며, 총 88개로 구분합니다. 반면 점성학의 12별자리는 황도대를 30도씩 등분한 이론적 분할에 불과합니다.
또한 천문학에서는 ‘뱀주인자리(Ophiuchus)’라는 13번째 별자리가 실제로 태양이 통과하는 경로에 있지만, 점성술에서는 제외되어 있죠. 이로 인해 ‘실제로는 나는 뱀주인자리인데 왜 양자리로 분류되나?’ 하는 혼란도 생깁니다.
그런데도 12별자리는 여전히 유효할까?
과학적으로 보면 점성술의 별자리는 천체 위치와는 맞지 않는 낡은 체계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점성학은 과학이라기보다 상징 체계로서 작동합니다. 즉, 12별자리는 사람들이 세상을 이해하는 방식의 하나라는 점에서 여전히 기능합니다.
오늘날의 점성술은 천문학과 무관하게 상징과 성향, 성격을 해석하는 도구로 소비되며, 현대인의 정체성, 감정, 인간관계 해석에 활용되고 있습니다.
맺으며
별자리가 12개인 이유는 역사적, 문화적, 수학적으로 효율적인 시스템이었기 때문입니다. 비록 천문학적 위치는 바뀌었지만, 별자리는 심리적 이해와 문화적 상징의 언어로 여전히 유효합니다.
다만, 그것이 실제 하늘의 별 위치를 반영하지 않는다는 사실은 알고 즐길 필요가 있겠죠.
👉 다음 글에서는 "점성학은 왜 Z세대에게 다시 인기일까?"라는 주제로 이어집니다.
댓글
댓글 쓰기